코디네이터는 사무장?
등록일2001-12-28조회41712
세미나리뷰 제 62 호 2001/12/14(금)에 실린글입니다
일부 치과에서 편법으로 환자유치 나서
로컬의원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 코디네이터를 채용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이들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환자의 진료 스케줄을 잡아주고 치료 후 고객만족도를 체크하는 일이 주업무다.
그러나 병원에서 채용한 일부 코디네이터들이 환자를 유치해, 고가의 진료를 받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미용목적 시술을 주로 하는 메디컬 성형외과나 피부과, 라식을 주로 하는 안과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최근에는 치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정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의 S치과는 코디네이터가 환자를 유치할 때마다 일정금액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이 치과에서 일하는 K코디네이터는 “치아가 고르지 않은 주변 사람들에게 교정을 해야 한다고 진단해 주고 기회 있을 때마다 손님 끌어 모으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치과에서는 코디네이터들이 일종의 ‘사무장’ 혹은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정이나 임프란트 등 고가진료를 위주로 하는 로컬의원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과당경쟁과 경기침체로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치과에서 ‘make money’를 직원들에게 강조하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원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 강요가 아닌 성과급은 코디네이터들이 자발적으로 환자유치에 발벗고 나서게끔 독려하는 동기유발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코디네이터들의 환자유치 경쟁이 확산된다면 로컬의원 중심의 치과에서 과당경쟁으로 비화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이치다. 사무장을 통한 환자유치를 철저하게 봉쇄하고 있는 치과계 정서를 감안할 때 코디네이터를 이용하여 편법으로 환자유치에 나서는 것은 득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을 것이다.
아직은 메디컬의 성형외과 등에 비해 코디네이터를 이용한 환자유치가 조족지혈(鳥足之血)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일부 치과에서 자행되고 있는 편법을 방치한다면 치과계 전체가 혼란을 겪을 수도 있음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