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공지사항

치과조무인력양성 MOU관련 성명서

       성  명  서

         국민의 안위를 담보한


    치과조무인력 양성 업무협력약정의 철회를 촉구한다 !

 “의료는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정규교육과정을 밟고 적정한 면허를 딴 사람이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8월16일자 경향뉴스 컬럼 인터뷰에 실린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의 말이다.

 지난 8월 10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 이하 교과부)는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이수구, 이하 치협)와 치과조무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력약정(MOU)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자료에 의하면 교과부 김규태 평생직업교육국장은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관련협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산학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해 과도한 대학진학과 청년실업 문제해결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MOU의 취지를 설명하였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수구 회장은 "『고등학교 직업교육 선진화 방안』에 따라 치과조무인력 특성화고 육성을 통해 치과의료기관 보조인력 구인난 해결과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된 점을 뜻 깊게 생각하며, 치과조무인력 양성에 뜻이 있는 학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관련 협회의 범주에 치과계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 배제된 채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치과의료 현장에서의 산학맞춤형 인력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의미 하는지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해 과도한 대학진학과 청년실업 문제해결에 기여한다는 것이 전문직종의 아류성 일자리를 창출하여 전문성 하향평준화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 하는지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책자의 양심에 입각하여, 금번의 MOU에 따라 소위 현장경험이 많은 산학겸임교사의 6개월 단기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이 수행하게 될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들을 통해 현재 문제 삼고 있는 치과진료현장의 인력난이 해소된다고 단정하는 법적인 근거는 무엇인지


 국민의 구강건강을 책임지는 치과인으로서 국민을 대신하여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본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3, 4년 이상 치위생(학)과와 관련대학원에서 치위생 학문을 전공하고 국가의 면허를 취득하여 치과진료 현장에서 치과의사와 더불어 유일하게 환자 대면 면허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는 치과위생사가, 치과의사의 지시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까지 그 행위의 적법성에 대해 일부 인정받지 못하여 행정조치에 처해지고 있는 현 실정에도 불구하고, 치과위생사 구인란의 해법으로 고등학교 수준의 치과조무인력 양성제도를 마련한다는 MOU를 통해 6개월에 불과한 단기 과정으로 배출되는 이 인력으로 어떻게 치과위생사 구인란을 해소하겠다는 것인지 교육과학기술부에 그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바이다. 

 또한 현장경험이 풍부한 산학겸임 교사의 지도를 통해 이와 같은 단기양성 인력에게 무엇을 교육하여 어떤 업무를 맡기겠다는 것인지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불법적인 인력양성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면 구체적으로 숨김없이 치과의료 수혜자인 국민에게 명확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본 협회는 현 제도 하에서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목표로 한 치과위생사의 인력수급개선책이 아닌 일시적인 치과위생사 구인난의 해소를 명분으로 한 근시안적 치과조무인력양성은, 치과 종사인력 간 업무혼선을 가중시킴과 아울러 인력의 질적 저하로 인한 국민구강건강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전문성 퇴보로 인한 국제 경쟁력 약화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임을 누차 지적해왔다.

 또한 본 성명서 모두에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의 발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료는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그러므로 의료계 종사인력에까지 일자리 창출의 개념을 동일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치과위생사의 인력수급은 무분별한 치위생(학)과 신·증설로 인해 과잉공급에 이르렀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추계결과와 기타 연구 자료를 통해 발표됨으로써 이미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현 법률 체계에 의하면 치과위생사에게 일부 명시된 업무 외에는 모두 치과의사가 수행해야 적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진료현장에서 현실상 절대 불가능한 것으로 현재의 법규는 범법행위를 묵인하는 비양심적인 악법 이라 규정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며, 금번의 MOU 또한 편법이 가능한 현재의 법률체계의 허점을 악용한 좋은 예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민들에게 적법하고 원활한 치과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정부는 치과위생사 업무현실화가 반영된 법규 개정을 최우선적으로 집행하여 국민의 안위와 면허인력의 적법한 업무활동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또 금번 MOU의 배경이 오로지 치과위생사의 치과의료기관 취업 기피현상으로 인한 대안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취업 기피 사유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규명이 필요한 사안으로, 치과계 종사를 목표로 수년간 전공학문을 이수하고 국가시험을 통해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을 감내한 인력이 치과계를 떠나게 된다는 것은 당사자로서 시간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하는 불행한 경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단순한 기피로 해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억지주장이라 할 것이며, 구직자의 업무환경 선호도에 따른 지극히 보편적인 조건선택에 대해 비단 치과위생사에게만 국한된 기현상인 것처럼 주장하며 이를 명분으로 삼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급여수준 또한 형평성 차원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일반 대학 졸업자의 경우 연초에 정부에서 발표되는 정부기관 초임 수준이 2,000~3,000만원인데 반해, 전문분야의 국시를 거쳐 면허가 추가로 요구되는 전문인력인 치과위생사의 경우 기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고임금 인력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신규면허자 급의 인력만을 선호하는 업무현장의 고용행태에도 작금의 구인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로 인해 경력 치과위생사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을 뿐 아니라 구인란이 심각하다는 치과의료 현장에서조차 이들은 역으로 구직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지만 철저히 외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인란을 겪는 경제활동 현장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열악한 업무환경, 인격부재의 내부환경, 전문성 배제로 인한 직무만족도 하락, 업무량에 상응하지 않는 급여조건, 교통문제 등 모든 경제활동 인력이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이와 같은 조건에 대한 선택권이 치과위생사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헌법조항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소위 중노동 현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치과의료현장에서 비현실적인 제도적 여건 속에서 기준이하의 급여수준에, 전문성마저 인정받지 못해 뼈아픈 개인적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떠날 수밖에 없는 인력에 대해 과연 대체인력 창출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물을 일인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일이다. 

 현재 본 협회는 치협과 공동 TFT를 통해 적법한 치과위생사 업무현실화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발표된 금번 MOU는 치과의료의 질적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추구해 나가야 할 치과계 인력의 입장에서 실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며, 더더욱 정부부처인 교과부가 동 사안에 있어 밀접한 단체인 본 협회와 최소한의 논의나 의견 수렴마저 배제한 채 근간 없는 치과조무인력이라는 유령직종의 창출을 공교육 내에서 꾀했다는 점에서 4만5천여 치과위생사들에게 정부에 대한 회복할 수 없는 신뢰적 손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였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을 염두에 두지 않은 신중함이 결여된 무리한 정책추진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 치과위생사에게도 조력업무를 위임할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치과위생사의 전문성이 도외시된 채 업무상 혼선을 초래하는 현 법규체계 하에서의 제3의 치과조무인력 창출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이에 본 협회는 교육당국의 국민을 기만하는 근시안적 행정에 개탄하며, 제도적 허점에 편승하여 치과 인력수급 미봉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고 치과진료의 질적 저하, 전문성 퇴보, 국제 경쟁력 하락 등 역기능적인 도미노 현상을 야기할 동 정책의 철회를 전국 4만 5천 치과위생사와 1만 4천 치위생(학)과 재학생의 이름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정부는 치과위생사의 객관적인 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무분별한 인력수급 정책추진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하여 현업 종사인력의 연령구조, 이직요인 및 급여실태, 수행 업무실태 등 현실적인 내용을 기초로 한 치과위생사 면허 인력의  실태 조사를 전면 실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10년 8월


            사단법인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치위생(학)과교수협의회
            사단법인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사단법인 대한방사선사협회
            사단법인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사단법인 대한작업치료사협회
            사단법인 대한의무기록협회
            사단법인 대한안경사협회